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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육/연수

2017년 19회 MF 후기 (1일차)

학부생 때부터 기대하던 MF에 처음으로 가게 되었다. 

학교 선배 한 분이랑 그 지인(?)까지 4명이 신청한대로 같은 숙소를 사용했다. 장소는 인하대였는데 다음지도가 이상한 경로를 알려주어 빨간 버스를 기다리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다. 보통은 네이버지도보다 다음지도가 만족스러웠는데 이번에는 반대였다. 

<1일차>
#인하대 총장님께서 축사를 해주셨다. 



-300명 정도 온 것 같다. 방학 중에 자기 돈을 내고, 자기 시간을 내어,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쌤들이 이렇게 많다는 건 멋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현재 학교에서 무언가 갈증을 느끼는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임용 후에 이러한 아쉬움을 보통 어떻게 채워나가실까? 

#인하대 수학교육과 교수님이 전체 강연을 하셨다. 



-흥미로운 수학사 이야기였다. 수학은 그리스로부터 시작되어 서양 중심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나 바빌로니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지금의 수학사는 2차 세계대전이후 만들어진 아리안 모델의 세계사적 접근이라는 것이다. 요약부터하자면, 우리나라 수학 교과서는 19세기 인종주의에 기반한 수학사적 접근을 비판없이 수용하였고, 수학사 이야기나 소재를 출처를 확인하지 않은 채 흥미를 위해 사용하고 있어 이것이 정론인 것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원주율의 아르키메데스, 닮음의 탈레스가 사용했던 접근법이 사실은 그들이 공부했던 이집트? 바빌로니아?에서 이미 존재했던 방법이며 그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적분 역시 뉴턴이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이미 바빌로니아인이 목성의 각속도를 적분한 기록이 있다. 와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특히 재밌었던 이야기를 해보자. 

-60분법에서 360도가 기준인 이유를 바빌로니아인의 황도12궁으로 설명하셨다. 12개의 별자리를 60진법의 절반인 30개로 쪼개어 한 바퀴가 360도가 된 것이라한다. 일년이 365일이라서 360도라는 설명보다는 설득력이 있다. (당시 사람들은 이미 일년을 360이 아니라 365+1/4일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60이 아닌 하필 그 절반인 30을 곱한 것일까? 아직까지도 호도법의 1라디안과 달리 60분법의 1도는 그 기원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학생이 물어보면 어떻게 하지?

-이집트인이 단위 분수에 집착한 이유가 무엇일까? 3개의 빵을 4명이 나눌 때, 3/4를 생각하는 것과 (1/2)+(1/4)을 생각하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지금까지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빵을 나누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빵을 굳이 4등분 한 후 이 중 3개를 가져가는 것보다 절반의 빵을 가진 후 나머지의 절반을 가지는 게 편할 것이다. (그러니까, 1000원+500원을 받는 것이 잔돈으로 500+500+500을 갖는 것 보다 좋다.) 따라서 3/4를 생각하는 것보다 (1/2)+(1/4)를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그러면 분수를 분배를 위한 도구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만큼이나 단위분수 분해가 자연스럽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임의의 유리수는 단위분수의 합으로 분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적당한 조건을 걸면 그 분해 방법이 유일할까?
-찾아보니 이미 해결된 문제다. (http://mathworld.wolfram.com/EgyptianFraction.html)
임의의 유리수가 단위분수의 합으로 표현됨을 증명했다. 또한 (1/a)=(1/a+1)+(1/a(a+1))임을 생각하면 그 표현이 유일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증명을 보기 전에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증명을 시도해봐야겠다. 

-이집트인의 곱셈 방법도 흥미로웠다. 사용하는 수체계는 10진법이지만, 곱셈의 원리는 2진법의 본질을 이용한다. 곱셈의 연산 횟수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접근은 7^(327)(mod 853) 같은 계산을 하는 알고리즘을 짤 때도 연산횟수를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따라서 2진법의 핵심은 컴퓨터가 아니라 연산횟수 줄이기이며, 교육과정에서 2진법이 빠진 것은 잘못이다. 고 하셨다. 2진법의 탄생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그동안 2진법을 도입할 때마다 컴퓨터를 들먹이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었다. )

-몇가지는 정말 사실인 것 같았고 몇가지는 정설을 뒤엎기엔 부족해 보이기도 했다. 무튼,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궁금한 것이, 서양이 언제나 동양보다 발전이 빨랐던 것인가? 아니면 어느 순간 바뀐것일까? 그렇다면 그 계기나 과정이 무엇이지? 역사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

-또한 동양의 수학은 어째서 그리스 수학처럼 형식적인 학문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실용적인 도구에서 멈춘 것이지? 사람의 차이일까 환경의 차이일까? 아니면, 동양 수학이 실용적인 접근에서 멈추었다는 것 조차도 제대로 수학사를 모르기에 하는 생각인건가?

#학급경영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첫 강연부터 너무 좋은거 아닌가?


-퀴즈로 하는 종례

: 잔소리, 옳은 소리는 듣기 싫다. 아이들 뿐 아니라 사실 나도 그러하다. 듣지 않더라도 줄줄 말하고 나의 죄책감을 없애기(X). 학생들이 재밌게 들을 방법 고민하기 (O)


-담임을 먼저 챙기는 교실문화 정착

: 너희는 선생님한테 감사하다는 말도 안 하고 먹니?(X). 학기초부터 재차 반복, 강조하여 세뇌에 가깝게, 습관 만들어주기(O) "딸들아, 맛있는게 있으면 누구 먼저?"


-담임 벌점제

: 교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가르쳐야 한다. 교사는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 자신이 진심으로 공감하는 가치를 학생에게 가르쳐야한다. 그래야 교육의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은 귀신같이 그 위선을 알아챈다. 평소 욕을 쓰는 교사가 학생에게 "비속어나 욕을 쓰지 말라." 고 하는 건 효과가 없다. 이런 맥락에서 상당히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강연 내용으로 돌아가자. 

 지각하지 않는 학생을 원한다면 교사가 지각하지 않아야한다. 지각한 학생에게 벌점을 주는 규칙을 만들었다면 담임도 예외가 되어선 안된다. "선생님은 늦을 수도 있지!", "선생님은 일찍 왔는데 회의하다가 종례에 늦었어."가 아니라, 한 번 정도 일부러 지각하면서 교사 벌점/벌금을 내는 모습을 보여주신다고 한다. 담임 선생님이 지각을 해서 벌금을 딱 내다니! 아이들에게 "규칙은 지켜야 하는거야!"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사건일 것이다.  


-6분 만에 뚝딱 끝내는 교실청소

: 청소 후 마지막으로 쓰레기통 비우기를 가위바위보로 정하는게 흥미로웠다. 재미없는 청소나 종례를 아이들이 재밌게 할 수 있는 장치를 많이 고민하시는 것 같다. 


-인간성과 성실성을 겸비한 학급회장 선출

: 학급 운영에서 정말 중요한 학급회장을 어떻게 뽑지? 미리 학생들에게 주위 친구들을 잘 관찰하고, 실명제로 추천사유와 함께 추천서를 받으신다고 한다. 좋은 회장을 뽑기 위해 선출 전에 미리 상당한 장치를 하신다. 교사가 이 정도로 준비를 해야 뭐가 되는 거구나. 


-담임 편지


-책임감과 자부심이 넘치는 모둠 짱 뽑기


-해볼만한 학급행사

: 모둠 사진 컨테스트, 담임의 순간을 포착하라.


#111 또래 협력 학습에 대한 강의

-이제 사진을 안 찍기 시작했다... 강의하신 선생님께서 많이 떨리셨다고 했지만,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내용이 좋았다. 강의 내용은 구체적인 방안이라 관련된 내 생각을 정리해보려한다. 


-나는 학생이 스스로 탐구하는 역량을 기르고 수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신장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학생들이 말을 하도록 해야한다. 교사가 던진 질문에 학생이 스스로 답을 할 때, 또는 학생의 질문에 학생이 답할 때 아이들의 생기가 느껴진다. 이를 위해선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믿음'과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종종 학생들이 매우 좋은 질문, 그러니까 탐구를 촉진하는 질문, 을 하는데 사실 조급한 맘에 정답을 알려주거나 넘어 가기 쉽다. 어렵더라도 교사는 자신의 질문에 학생들이 바로 대답하지 못할 때 충분히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능력을 믿어야한다. 학생들에게 적절한 예시와 충분한 시간을 주면 언제나 내 기대 이상의 성취를 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수업 진행을 또래 협력 학습으로 하긴 쉽지가 않다. 일단, 꼭 또래 협력 학습이여야 하는가? 교사 중심의 설명 수업이더라도 잘 준비된 발문이나 여러 장치가 있으면 굳이 또래 협력 학습이 필요할까? 


-하지만 분명 강연 중 시청한 수업 영상에서 아이들이 너무나도 활기차다. 훨씬 보기 좋다. 교사가 5분이면 설명할 수 있을 문제를 두고 엄청 토론을 한다. 어떤 학생은 원의 반지름 길이를 모르니까 (x-a)²+(y-b)²=0으로 놓자고 한다. 모르니까 r이라 써야한다는 다른 친구들에게 왜냐고, 모르니까 0으로 놓을 거라고 자꾸 그런다. 친구들은 답답하지만 명쾌히 설명을 못한다. 결국 애들은 원의 정의를 떠올리게 된다.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 또 학생들은 정말로 다양하게 풀이를 하더라.


-그럼에도 나는 쉽게 또래 협력 학습을 시도하기 두렵다. 진도는 어쩌지? 잘 하는 친구들은 불만이 없을까? 잘 모르면 상처 받거나 소외되지 않을까? 뭐 떠오르는 걱정이 정말 많다. 비슷한 걱정을 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강연하신 선생님도 비슷한 고민을 하셨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수업에 준비되어 있었다. 정말 수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수업을 개선하신 노력이 느껴졌다. 난 무엇보다 수업을 변화시키고자 도전 하신 것, 그리고 시행착오가 있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쳐나가신 용기가 너무 부러웠다. 


#저녁 먹고 쉬다가

-중고등학생들이 수학체험전도 하고, 출판사나 교구회사에서 책이랑, 교구를 전시해둔다. 교구는 사실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선배가 추천해준 책이다. 읽어봐야지.



#지오지브라 강의

-혼자 만지작거려 봤지만 즐겨 사용하진 않았는데, 꽤 좋은 기능들이 많다.

-상합이나 하합 기능이 내장 되어 있는 줄 몰랐다.. 안 해도 되는 노가다를 했었군.

-기하창2를 사용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새 도구 만들기 라는 도구가 엄청 좋았다. 이렇게 편하게 프랙탈 도형을 그릴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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