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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육/일기

2016학년도 수업 후기(설문조사)_아직 작성중

#이걸 한 지가 언젠데 이제서야 기록을 남긴다.

 

물론 결과를 이미 몇 번 보긴 했지만 글로 기록해야 생각 정리가 잘 된다.

 

 

#일단 수업 후기를 위해 작성한 설문지는 이렇게 생겼다. 선배님이 사용했던 설문지를 참고해서 만들었다.

 

 

#수업에서 내가 특별히 의도했던 장치나 노력했던 부분, 수업하다가 "아.. 이거 좀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싶었던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했다. 이런 부분들을 잘 알 수 있도록 설문지를 만드려고 했다.

 

-특별히 노력한 것

1. 언제든 선생님에게 질문: 학기 초부터 애들이 잊을만하면 "난 정말 너희가 수업 끊고 질문하는 것, 쉬는 시간에 질문하러 찾아오는 것 정말 정말 너무 좋아!"라고 말했는데, 이건 약간 반 분위기를 타는 것 같다. 생각보다 질문이 적은 반도 있었는데 애들은 어떻게 생각하려나?

 

2. 수행평가 문제 고르기: 6문제 중 3문제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게 했다. 대부분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기도 했고, 어려운 문제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수행평가 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서 늘 쉬운 문제를 3개씩은 넣었다. 또, 수행평가가 워낙 많으니까 6문제를 다 서술형 답안 작성하긴 너무 가혹?한 것 같아 3문제만 고르도록 했다. 등등 나의 취지를 설명한 후 학생들에게 "6문제 풀래요? 아님 6개 중에 자유롭게 3개 골라서 풀래요?" 묻고 전교생의 찬성으로 3개 골라 풀기로 했다. 물론, 어려운 문제 골라 푼 학생이 상대적으로 손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었을텐데 이런 부분에 대해 짜증 났던 학생이 있진 않았을까?

 

3. 수행평가 첨삭: 수행평가는 어려운 문제를 준다기 보다는 쉬운 문제를 주고, 서술형으로 제출하게해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능력을 키우자! 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답안을 하나 하나 보고 내용이 틀렸거나 서술이 아쉬운 부분들에 첨삭과 간단한 격려 한마디를 써주고, 대표적인 실수들을 모아서 수행평가 후기를 나누어줬다. 수행평가를 한 학기에 7번 정도 했는데, 실제로 서술하는 능력이 좀 길러졌다고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4. 수업과 평가의 연계성: 시험에서 변별력을 올리기 위해 가장 쉽게 하는 것이 킬러 문제를 한 두 문제 심는 것인데, 이 문제가 학교수업보다 특정 학원 또는 문제집에서 배운 내용과 잘 연결이 된다면 학생들이 큰 실망을 하게 된다. 그럼 아마 학교 수업을 대충 듣겠지? 그래서 수업 자료에 있는 문제를 변형해서 출제하는데 과연 아이들이 느끼기에 얼마나 잘 이어졌을지 궁금했다. 사실 1학기 때 아이들이 그 연계를 잘 못느끼는 것 같아서, 2학기 때는 시험 후에 수업자료의 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변형해서 시험문제가 되었는 지 설명해줬다. 그럼에도 스스로 그 변형을 하지 못하겠다는 애들이 많아서 아래 5를 시작했다. 무튼,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느꼈는 지 궁금하다.

 

5. 문제 변형하기/제작하기: 이건 2학기에 했는데. 수행평가에서 3문제 풀 떄 1문제 덜 푸는 대신 1문제를 직접 제작하거나, 수업 자료 문제를 변형하기로 했다. 이 활동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는 지 궁금!

 

-좀 잘못하고 있다 싶은 부분들

1. 발표 중심의 수업 모델: 워낙 진도가 빠듯했던 학교이니 뭔가 특별한 수업 모델을 사용하긴 힘든게 맞지만, 선생님이 개념 설명하고 예제 풀고, 학생들이 문제 풀이를 발표하는 방식의 수업을 약간 기계적으로 했다. 학생들이 워낙 발표를 잘해서 무난하게 진행되긴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채로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이런 방식을 애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고민을 1년간 늘 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까 웃기게도 설문지에 이런 부분에 대한 문항이 없네. 남의 설문지 보고 나한테 맞게 바꾸기 전에 일단 설문지를 통해 알고 싶은게 무엇인 지를 먼저 정리했어야하는데..ㅠㅠ

 

2. 약간 산만했던 분위기: 총 8반까지 있었는데, 한 반은 정말 조용하고 집중하는 정적의 반, 한 반은 너무 시끄러웠던.... 집중하지 않는 반. 나머지 6반은 적당히 떠들다가 집중해야할 때 딱 해주는 반이었다. 사실 나는 수업시간에 정적이 흐르는 것 보다는 애들끼리 질문도 하고 그런게 좋다. 물론 학생들은 서로 질문하다보면 잡담도 하고 그럴 수도 있는데, 이렇게 약간 산만해지는 분위기를 싫어하는 학생들도 종종 보인다. 내 수업은 대체적으로 애들끼리 대화가 자유로운 편이었는데 이 분위기에 대해서 애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3. 발표 시키는 방식: 발표 지원자가 많을 때 누구를 시키지? "선생님, 왜 나 말고 다른 친구 시키나요"라는 문제에 많이 예민해서(나도 그렇고 학생들도 그렇고) 지원자가 많으면 가위바위보를 시켰는데 사실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발표를 시키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다양한 풀이를 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종종 좋은 질문이 나올만한 풀이들도 있고 말이다. 그러니까 미리 그런 풀이한 학생을 점 찍어두고 그 학생을 시키는게 맞는 것 같다.

 

4. 2학기 중간 고사 이후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문제를 내가 골라서 나누어 주고, 이에 대한 풀이를 학생들끼리 공유할 수 있도록 네이버 밴드를 만들었는데. 너무 급하게 만들었다. 기말이 얼마 남지 않아 충분히 고민하지 못하고 만들었는데, 역시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매우매우매우 아쉬웠다. 진작 했어야했는데, 기말 고사 기간이라 할 여유가 없어 아쉽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나도 많이 아쉽다. ㅠㅠ

 

#아직 결과에 대해 정리하지도 않았는데 글이 길어졌다. 괜찮다. 다시 읽을 일은 아마 없으니까..? 일단 날아갈 수도 있으니까 저장한 담에 수정해야겠다.

 

#이제 결과를 좀 보자. 객관식 문항 점수의 평균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4(매우만족)을 제외한 항목이 많은 순으로 몇 개 봐볼까.

 

1순위가 지필평가4번(운이나 기타 사항이 아닌 수학실력을 잘 측정했는가?)이다. ㅓㅇㅁ느일. 정말 수업 열심히 들으면 대부분 맞출 수 있게 출제하려 했는데 놀라운 결과다. 그래서 애들한테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제일 어려운 문제는 수업 프린트를 열심히 풀어도 못 맞추겠다. 근데 찍어 맞추는 애들이 있다. "는 것이다. 일단, 젤 어려운 문제는 수업 프린트 문제를 2~3개 섞어서 맞추기 힘든건 맞다. 그런데 애들이 느끼기에 문제 수가 적다보니 배점이 커서.. 그 한 문제를 찍어 맞추는 애들이 너무 얄밉다고한다. 아.. 이걸 어쩌나.. 전부 서술형으로 내야하나(지금도 서술형 채점이 힘든데...) 고민이다. 그리고 마지막 시험 때 사실 내가 생각지 못했던 찍기 풀이가 가능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런 건 다음에 없애야지.

 

2순위는 수업17번(학생 본인은 수업 준비(예습/복습)에 성실하였나?)이다. 아, 좀 열심히 하지 그랬어 애들아. 안타깝다. 주관식 답들을 보니까 "다른 몇몇 선생님들처럼 미리 문제 풀어오는 숙제를 강제적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는 학생들이 좀 있다. 강제로 검사하는 선생님들 숙제를 먼저 하다보니까 내꺼는 밀리다가 안 한 채로 수업을 듣는 다는 거다ㅠㅠ. 실제로 미리 풀어오라고 해도 안 풀어 오는 학생들이 많았다. 잘하는 애들인 미리 안 풀어도 바로 발표할 수 있어서, 내용이 어려운 친구들은 혼자 푸는 게 어려워서 못 풀어오는 것 같다. 물론 미리 풀어와야 친구들 풀이랑 비교해보고 그럴텐데. 이걸 강제로 시키는게 맞을까 싶다. 한 두문제가 아니라서 다 풀려면 수업시간 3~4배는 걸릴텐데 이걸 강제로 시켜도 될까? 그리고 못 풀겠던 문제가 강제로 해야한다고 갑자기 풀리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는게 좋지? 아, 예를 들면 5문제 이상 풀어오기. 이런 식으로 시켜도 될 것같다.

 

3순위는 지필평가2번(난이도의 적절성)인데, 이유를 물어보진 못했다. 다만, 주관식에 난이도에 관해 쓴 몇몇 학생은 "저한테 어려워서 그래요ㅠㅠ"라고 한다.

 

4순위랑 5순위는 수업11번(발표 기회가 골고루 주어졌는가?), 10번(가위바위보를 통한 발표자 선정은 적절한가?)이다. "발표를 하고 싶은데 막상 손들라고 하면 잘 못들겠어요. 랜덤으로 뽑거나 강제로 돌아가면서 시켜주시면 좋겠어요."라는 츤데레 학생들이 꽤 있었고, 예상대로 "가위바위보를 맨날 져서 발표를 못합니다 ㅠㅠ"라는 애들도 있다. 발표 시키는 본질을 잊지말고, 발표 시키는 방식을 바꿔야겠다.

 

 

#나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답변&편지들, 그리고 인상 깊게 본 것들 정리하고 마무리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