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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육/일기

(4차시 5차시 수업일기) 켤레근, 근과 계수의 관계

1.
같은 수업을 비슷하게 진행하는데도 잘 되는 반이 있고 안 그런 반이 있다. 2주차 초반에는 수업이 조금 힘들었는데 다행히 후반에는 수업이 잘 되었다. 덕분에 주말 동안 기분이 좋았다. 아직 초반이라 학생들이랑 관계가 형성되감에 따라 같은 수업인데도 안되다가 잘 되고 그런 느낌이다.

2.
계수가 실수인 이차방정식은 켤레근을 갖는다/근과 계수의 관계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3.
"두 허근이 나왔을 때 그 둘의 관계가 있을까"라고 하면 대부분 경험을 바탕으로 켤레복소수가 나온다고 잘 대답한다. 항상 그렇냐고 물으면 대답이 조금 나뉘는데 근거를 갖고 말하기보다는 교사의 어투에 따라 네/아니요를 오간다. 조금만 여유를 갖고 기다려보면 몇몇 학생들은 지난시간에 서로 같은 두 허근에서 다루었던 예시를 반례로 말하기도 한다. 몇몇반에서는 반례를 떠올리지 못해서 그냥 예시를 주고 켤레근이 아닌 것을 확인하도록 했다. 그 후에 왜 평소랑 다르게 켤레복소수가 근이 안되냐고 물으니 계수에 허수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는 걸 애들이 말할 수 있다.

"그럼 계수가 실수일 때는 허근이 생겼을 때 켤레복소수가 반드시 근이 되냐?"물으면 대부분 확신을 갖고 맞다고 한다. 이건 조금 기다려주거나 허근이 나오는 이차방정식을 예시로 주면 대부분 자기 나름의 정당화를 한다. 나름 괜찮은 설명으로 학생들이 "근의 공식이 생긴 걸 보면 a b c가 실수면 i가 생기는 부분이 루트 뿐인데 그 앞에 쁠마가 있으니 켤레근을 갖는다"고 직접 말해주는 애들이 있다. 기특한 답변이다. 교생 때는 발문을 하고 답을 기다리는 게 너무 불안하고 힘들었는데, 여유를 갖고 기다리면 좋은 의견들이 나온다.

 이 질문을 했을 때 흥미로운 오답이 있었는데. "서로 다른 두 실근 가질 때는 켤레근을 갖지 않아요"라고 나름의 반례(?)를 찾은 애들이 있었다. 아마 "두 근이 켤레복소수 관계다." 는 것과 "한 근의 켤레복소수는 근이 된다"를 구분하지 못한거겠지? 그러고 보니 이 부분은 아직 구별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 싶어서 엄밀히 따지지 않고 "허근 가질 때만 봐보자"고 넘어갔다. 이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는게 좋았을지...? 고1 때 명제 단원이 있긴 하지만, 내 경험적으로는 고1때 저 둘을 구별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켤레복소수가 근이 됨을 설명할 때는 학생들의 정당화를 공유한후 교과서 방식도 알려주었다. p+qi를 대입한 후 전체에 켤레를 취하는 방식. 이 부분이 좀 아쉽다.
a(p+qi)^2 +b(p+qi)+c=0---ㄱ

a(p-qi)^2 +b(p-qi)+c=0---ㄴ

ㄱ등식에서 ㄴ등식을 만들면 된다는 건 애들이 잘 이해하는데, 그 과정을 잘 못 떠올렸고 나의 발문도 아쉽다. "ㄱ 과 ㄴ의 차이는 무엇이냐?" "p+qi가 p-qi가 되려면 어쩌면 좋겠니?"라고 물으면 켤레복소수임을 인지하지만 자꾸 2qi를 빼자고만 한다. 결국 뺄셈했을 때 안되는 걸 확인하고는 교사의 입으로 "두 등식의 차이점인 p+qi랑 p-qi는 켤레 복소수 관계니까 양변을 켤레 취하자.."면서 진행이 되었다. 내 입으로 말한게 참 아쉽지만, 나도 학생 때 저 방법이 너무나 신기하고 떠올리지 못했던것 같다.
 
 여기서 "계수가 실수인 삼차나 사차방정식에서도 허근이 나오면 켤레복소수가 근이 될까?"라고 물으니 애들이 된다고하고 이차방정식 때 사용했던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음을 말했다. 이건 좀 뿌듯하다. 이차방정식이 켤레근을 갖는다는 설명 중 교과서 방법이 3차나 4차에 적용될 수 있어서 "더 좋네요"라는 애들도 있었다.

4.
많은 아이들이 못 푼 문제는 발표 후에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어디냐"고 물어보는데, 못 푼 학생들에게 생각을 정리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